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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소설

로맨스 소설 "마지막 첫사랑" 온라인 읽기, 저자: 일월생 - 임정후, 남지현

by 포켓 노블 2021. 12. 22.

마지막 첫사랑

마지막 첫사랑

로맨스 소설 "마지막 첫사랑", 저자: 일월생, 주인공은 "임정후" & "남지현".

 

"프로바이오틱스? 그거 무슨 여신 이름 아니냐?" 어쩜 이렇게 뇌 회로가 단순하기 짝이 없는지, 저런 놈은 어떤 여자가 데려가려나 인생 꽤나 고달프겠다 했는데 그때는 몰랐다. 내가 그 '어떤'이 될 줄은! "나 너 없으면 못 살아." 눈물 뚝뚝 흘리며 바짓가랑이 붙잡는 이놈을 내가 어쩔까. 단순한 그놈 '임정후' 그놈 때문에 머리 아픈 그녀 '남지현'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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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첫사랑" 맛보기  감상

01. 우리 헤어지자

인터넷에는 올라와 있지 않지만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 맛집이라 정평 나 있는 식당 안, 남자와 여자가 앉아있었다.

둘은 누가 봐도 연인이었다. 그것도 상당히 오래된.

연애 초반의 풋풋함은 사라지고 둘 사이에는 이제 익숙함이 자리했다.

쉽게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를 가진 그들이었기에 그들이 있는 동네 삼겹살집은 마치 유명 정육 식당처럼 느껴졌다.

“나 할 얘기 있어.”

정후가 지현에게 마지막 고기 한 점을 양보했고 자신의 앞접시에 놓인 고기를 뚫어지게 보던 지현은 고기를 집지 않은 채 얘기를 꺼냈다.

“무슨 얘기?”

지현의 맞은편에 앉은 정후는 무슨 얘기냐며 미소를 지었다.

쭉 뻗은 콧대, 붉은 입술, 쌍꺼풀이 짙지만 부담스럽지는 않은 눈매까지, 누가 봐도 감탄이 나올 만큼 잘생긴 외모로 웃기까지 하니 더 잘생겼다.

“우리..”

정후의 웃는 얼굴을 보니 말문이 턱턱 막히지만 이제는 진짜 얘기해야 할 때였다.

정해져있는 끝을 언제까지고 계속 미룰 수는 없으니까.

평소답지 않게 진지해지는 지현의 표정에 정후도 그제서야 뭔가 잘못돼가고 있음을 느꼈다.

“우리 뭐?”

“우리 그만하자 정후야.”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에 정후의 표정이 와락 구겨졌다.

이야기를 잘못 들은 건 아닌지 멀쩡한 귀를 손으로 쓸어내려 보았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지금 이 말은 헤어지자는 말이지.

“무슨 소리야 그게.”

애써 모른 척하며 되물었지만 지현의 표정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지현의 표정을 확인하는 정후의 목이 메온다.

“말 그대로야. 우리 헤어지자.”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는 쉽다는 듯 지현이 못을 박듯 정후의 귀에 관계의 끝을 선고했다.

지금껏 단 한 번도 생각한 적 없던 이별이었다.

싸운 적은 있었지만 한 번도 우리의 이별을 생각하지는 않았다.

왜, 왜, 도대체 왜 너는 이별을 말하고 있는 거야.

“지현아 미안한데 나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안 돼. 내가 너 뭐 서운하게 한거 있어?”

아무리 잘 생각해 봐도 우리가 헤어질만한 이유를 납득 못하겠다는 듯 정후가 눈을 찡그리며 되물었다.

그래 너는 항상 하나만 생각하는 사람이었지.

“내가 요새 시즌 중이라 바빠서 그래? 나 곧 시즌 끝나니까 끝나면 우리 같이-”

“정후야.”

지현의 한마디에 정후의 입이 다물어졌다.

지현의 눈을 본 순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아는 지현이 저런 눈동자를 할 때는 그 어떤 말도 소용이 없는 상태였다.

이미 혼자 마음 정리를 다 하고 결정을 다 내리고 통보를 할 때의 눈빛.

저릿해진 심장으로 인해 속이 울렁거려왔다.

“우리가 왜, 우리가 어떻게 헤어져.”

정후의 동공이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사방으로 흔들렸다.

어떻게 해서든 지금 지현을 잡아야 다음을 얘기할 수 있는데 지현이 잡혀주지를 않았다.

항상 자신을 귀엽게 바라보던 눈빛이 텅 비어있었다.

네가 왜 날 그런 눈으로 봐.

평소와 다르게 불안함을 온몸으로 표출하는 정후의 모습에 지현의 마음이 살짝 흔들리려 했지만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굳게 먹어야 했다.

지금 이 말을 어떻게 했는데 고작 이런 데서 흔들리면 안 돼.

“미안해.”

지현이 할 수 있는 말은 많지 않았다.

“나 너 없이 못 살아.”

“잠깐일 거야.”

태연한 얼굴로 대답하는 지현을 보며 정후는 무릎이라도 꿇고 싶은 심정이었다.

다음이 보이지 않는다.

감정들이 뒤엉켜 결국 정후의 눈에 옅은 눈물이 고였다.

“나 진짜 못 살아 지현아.”

한번 고인 눈물 때문에 목소리까지 울림이 짙어졌다.

“나 보란 듯이 잘 살아 정후야. 내가 뭐라고 네가 못 살아.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운동도 열심히 잘 하고, 가족들 사랑도 듬뿍 받으면서 그렇게 살다가 더 좋은 여자 만나.”

“너 어떻게 나한테 다른 여자 만나라는 말을 해.”

지현의 말에 고조가 없어서 더 섬뜩했다.

차라리 화를 냈다면 뭐가 불만이라고 말을 한다면 내가 그렇게 바꾸겠다고 얘기라도 할 텐데 지현의 목소리에는 감정이 없었다.

내 잘못이 뭐였길래 네가 그렇게 마음을 굳게 닫아버린 걸까.

“나 너랑 못 헤어져.”

정후의 말에 대답하려던 때 정후의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살짝 보이는 휴대폰 액정을 보니 팀 코칭스태프인 듯했다.

항상 바쁜 임정후는 오늘도 바쁘다.

정후는 휴대폰 액정과 나를 번갈아보며 난처한 듯 보였다.

받으라는 고갯짓을 하니 그제서야 전화를 받는 정후였다,

“여보세요.”

전화를 받은 상대의 목소리가 어찌나 큰지 정후의 맞은편에 앉아있는 지현에게도 전화의 내용이 다 들려왔다.

보아하니 오늘 훈련을 빼먹고 온 모양이었다. 훈련 없는 날이라더니 거짓말이었던 거지.

“지금 당장은 못 가요.”

전화하는 내용을 들어보니 꽤 중요한 훈련인 것 같았다.

하나만 아는 임정후는 자기가 이럴수록 내 마음이 더 불편해진다는 걸 모른다.

전화를 붙들고 있는 정후에게 말을 했다.

“가봐.”

웬만하면 자리를 지키고 있을 정후였지만 오늘 감독님의 심기가 심상치 않아 보였다. 자신 혼자 깨지고 끝나는 것이 아니었기에 정후는 의자에서 떨어지지 않는 엉덩이를 겨우 일으켰다.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정후가 얼굴을 쓸어내렸다.

“하필 상황이 이래서 지금은 그냥 가는데 이따 다시 얘기해.”

이별을 고한 지현의 손을 꼭 붙들고 애처롭게 말을 하는 정후였다.

말이 끝난 뒤에도 몇 초간 지현의 손을 놓지 못했다.

지금껏 정후의 눈을 피하지 않으며 말을 해왔던 지현이었지만 지금만큼은 정후의 눈을 쳐다볼 수가 없었다.

정후가 나간 자리 지현의 앞에는 정후가 양보한 고기 한점만이 남아있었다.

이런 거 남겨주지 말란 말이야, 바보 같은 임정후.

**

최근 팀의 경기력 난조와 불성실한 태도로 감독님의 심기가 많이 어지러운 상태였다.

평소 같으면 성실하게 훈련에 참여했을 테지만 오늘은 지현을 꼭 만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빠지지도 않던 훈련을 처음 빠진 상태였는데 하필 감독님이 오실 줄이야.

어렵게 만난 지현은 이별을 고하지를 않나.

정말 최악의 날이다.

훈련을 마치니 새벽 한시였다.

평소 지현이 자는 시간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 정후는 지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오랜 연결음 끝에 돌아오는 건 낯선 기계음 소리뿐이었다.

세 번을 걸고 다섯 번을 걸어도 지현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전화를 받지 않는 지현, 이것은 정후에게 꽤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래 오늘은 여러모로 안 좋은 상황이었으니 지현이 전화를 안 받을 수도 있겠다 싶어 다음날에도 다다음날에도 꾸준하게 전화를 해봤지만 들려오는 건 똑같은 기계음뿐이었다.

지현의 집 앞에 찾아가도 지현은 절대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정말 나랑 헤어지겠다는 거야?’

지현의 이별 통보가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지현이 그런 말을 농담 삼아 할 사람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애써 외면했던 거였는데 현실은 외면한다고 달라지는 게 아니었다.

너와 나의 다음이 없다.

지현과 함께 보내기 위해 기다렸던 주말이었지만 지금 그의 곁에는 그녀가 없었다.

내가 왜 운동을 열심히 하는데,

내가 왜 잘 살아보려 애쓰는데,

전부 다 너한테 부끄러운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였어.

그걸 모를까 네가.

알면서도 떠난 거라면 참 밉다.

지금 어딨니, 내 사랑아.

……

 

"마지막 첫사랑" 이어보기: https://www.mypocketnovel.com/마지막-첫사랑-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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